[쉽게 배우는 법]실수도 죄가 될까?

1. 실수도 죄가 될까?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죄’는 어떤 모습일까요?
대부분은 누군가가 나쁜 마음을 먹고 일부러 한 행동을 떠올려요.
예를 들어,

• 남의 물건을 훔치기 위해 계획을 세운 사람,
• 복수하려고 일부러 남을 다치게 한 사람,
• 돈을 속여서 빼앗은 사기꾼.

이런 사람들은 ‘고의범’이라고 불러요.
즉, “나쁜 일을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죠.

그런데 세상에는 나쁜 마음이 없었는데도,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죽게 만드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 운전하다가 잠깐 한눈팔아서 교통사고가 난 경우,
• 병원에서 의사가 주의 깊게 보지 않아 환자가 다친 경우,
• 아빠가 캠핑장에서 불을 제대로 끄지 않아 산불이 난 경우.

이런 일들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피해를 봤죠.
이럴 때 형법은 이렇게 말해요.

 

“나쁜 마음이 없어도, 조심하지 않아 생긴 피해라면 책임이 있다.”

이게 바로 ‘과실범’이에요.

 

2. 과실범이란 무엇일까? — ‘조심하지 않은 죄’

 

과실범이란 “주의하지 않아서 생긴 범죄”예요.
한마디로 “실수의 죄”죠.

형법은 사람에게 이렇게 요구해요.

 

“사람은 항상 조심해서 행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운전할 때는 신호를 지켜야 하고,
의사는 환자를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건물주는 안전장치를 잘 관리해야 해요.

그런데 이런 ‘조심’을 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그건 ‘실수였지만 죄가 되는 행동’,
즉 과실범이 되는 거예요.

형법에서는 이렇게 정의해요.

 

“주의를 게을리하여 결과를 발생시킨 경우.”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나쁜 마음”은 없었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조심했으면 막을 수 있었던 일”을 방치했다는 점이 문제예요.

 

3. 과실범의 예시 — 실생활에서 자주 일어나는 경우들

 

과실범은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자주 볼 수 있어요.
몇 가지 쉬운 예로 볼까요?

• 운전 중 휴대폰을 보다가 사고를 낸 경우
  →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조심하지 않아 사람을 다치게 함.
  → 교통사고치상죄로 처벌될 수 있어요.
• 의사가 약의 용량을 잘못 계산해 환자에게 부작용을 준 경우
  → 고의가 아니어도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될 수 있어요.
• 캠핑장에서 불을 끄지 않아 산불이 난 경우
  → 실수지만 큰 피해가 생겼다면 과실방화죄가 될 수 있어요.
• 건설 현장에서 안전줄을 점검하지 않아 노동자가 떨어진 경우
  →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상과실치사죄가 돼요.

이처럼 과실범은 ‘나쁜 마음’보다
‘조심하지 않은 태도’에 초점을 맞춰요.
그래서 형법에서는 과실범을
“무서운 범죄는 아니지만, 그래도 책임은 져야 하는 범죄”라고 말해요.

 

4. 과실범의 형벌 — 고의범보다 가볍지만, 무시할 수 없다

 

형법 제30장에는 과실범의 처벌 기준이 정해져 있어요.
대부분의 과실범은 고의범보다 형이 가볍게 정해져요.

예를 들어,

• 살인을 고의로 하면 → ‘살인죄’로 무기징역 또는 사형까지 가능하지만,
• 실수로 사람을 죽게 하면 → ‘과실치사죄’로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벌금이에요.

즉, 마음이 나쁘지 않았다면
형법은 그만큼 형을 낮춰줘요.
하지만 책임 자체를 없애주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이것도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약속이기 때문이에요.

 

5. 왜 형법은 과실범을 처벌할까? — ‘실수에도 책임은 있다’

 

“실수인데 왜 죄가 되나요?”
이 질문은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형법은 사람을 괴롭히려고 만든 게 아니라,
모두가 안전하게 살기 위해 만든 약속이에요.

만약 “실수는 괜찮아!”라고 법이 말한다면,
아무도 조심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사회는 금세 위험해지겠죠.

그래서 형법은 이렇게 말해요.

 

“실수라도, 미리 조심했으면 막을 수 있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즉, 과실범은 ‘벌주기 위한 법’이 아니라,
‘미리 조심하라는 경고의 법’이에요.

형법은 우리에게 이렇게 알려줘요.

 

“실수는 누구나 하지만, 그 실수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그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책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