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법]하지 않은 행동도 죄가 될까?

1. 하지 않은 행동도 죄가 될까?

우리는 보통 ‘범죄’라고 하면
누군가가 무언가를 하는 행동,
예를 들어 때리기, 훔치기, 속이기 같은 걸 떠올려요.
이런 행동들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아, 저건 범죄야!” 하고 쉽게 알 수 있죠.

하지만 세상에는 조금 다른 종류의 범죄도 있어요.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생기는 범죄’,
이걸 '부작위범'이라고 해요.

‘부작위’란 말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라는 뜻이에요.
즉, 나쁜 행동을 ‘한’ 게 아니라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이 문제되는 경우죠.

예를 들어볼까요?
어린아이가 길에서 차에 치이려고 하는데,
그 아이의 엄마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도
그냥 보고만 있었다면 어떨까요?

엄마는 아이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죠.
그런데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아
아이에게 큰 피해가 생겼다면,
이건 단순한 ‘방관’이 아니라
법적으로는 범죄가 될 수도 있어요.

이처럼 부작위범은 ‘하지 않음’으로 인해 생긴 죄예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형법에서는
이것도 분명히 ‘나쁜 행동’으로 다루어요.

그럼 이렇게 물을 수 있어요.

“아무 행동도 안 했는데, 왜 죄가 될까?”

좋은 질문이에요!

형법은 모든 ‘무행동’을 죄로 보지 않아요.
‘반드시 행동했어야 하는 상황에서 하지 않았을 때만’
부작위범이 돼요.

즉, 그 사람에게 '법적으로 ‘해야 할 의무'가 있었는지가 중요해요.
이걸 '보증인 의무'라고 불러요.

보증인 의무란

“특정한 사람이 어떤 위험을 막기 위해

꼭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경우”를 말해요.

이 의무가 있는 사람은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만약 행동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이 다치거나 죽게 된다면,
그건 부작위범이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볼까요?

1. 부모의 경우
자녀를 돌볼 의무가 있어요.
아픈 아이를 일부러 방치해서 아이가 사망했다면,
그건 단순한 ‘방임’이 아니라 살인에 준하는 부작위범이에요.

2. 의사의 경우
환자를 치료할 책임이 있어요.
환자가 위험한 상태인데도 일부러 치료하지 않으면,
이것도 업무상 과실 또는 부작위에 의한 범죄가 될 수 있어요.

3. 구조의무자
수영장 안전요원이나 소방관은
사람을 구할 의무가 있어요.
그런데 눈앞에서 사람이 빠지는데
일부러 구하지 않았다면,
그건 ‘하지 않은 행동’이지만 법적으로는 범죄예요.

이렇게 형법은 “그 상황에서 반드시 행동했어야 하는 사람”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거예요.

이제 실제로 어떤 경우가 부작위범이 될 수 있는지
쉬운 예시로 볼게요.

이런 경우들에서 핵심은 항상 하나예요.

“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하지 않았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그건 형법상 부작위범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